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몽골 초원의 밤에 취하다

광활함에 압도된 첫날, 낯선 땅에서의 설렘

몽골이라 하면 왠지 모를 거친 이미지가 먼저 떠올랐어요. 푸른 초원, 유목민, 그리고 거대한 스텝. 막연하게만 느껴졌던 그곳으로 떠난다는 생각에 설렘 반, 걱정 반이었죠. 인천공항을 출발해 몇 시간 날아 울란바토르에 도착했을 때, 역시나 낯선 공기가 확 느껴지더라고요. 몽골 사람들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덩치가 좋고, 강렬한 인상을 가진 분들이 많았어요. 짧은 이동 시간이었지만, 이국적인 풍경에 벌써부터 마음이 두근거렸답니다.

우리가 묵을 곳은 울란바토르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게르촌이었어요. 게르는 몽골 전통 가옥인데, 동그란 모양에 펠트로 덮여 있어 추운 날씨에도 따뜻하다고 하더라고요. 처음 보는 게르의 모습은 신기함 그 자체였습니다. 겉모습은 투박했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니 생각보다 아늑하고 정갈했어요. 툇마루 같은 공간에는 푹신한 카펫이 깔려 있었고, 중앙에는 난로가 놓여 있었죠. 주인 아주머니의 환한 미소와 함께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받으니, 마치 고향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어요.

짐을 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본격적인 몽골 탐험을 나섰습니다.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몽골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초원 지대였어요. 끝없이 펼쳐진 푸른 초원에 입이 떡 벌어졌습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그림 같은 풍경이 펼쳐졌고, 저 멀리 보이는 산봉우리까지 시야가 탁 트이는 느낌이 얼마나 시원하던지요. 몽골의 공기는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달랐어요. 맑고 깨끗하면서도, 상쾌함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습니다. 인공적인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의 숨결을 느끼는 순간이었죠.

별이 쏟아지는 밤, 몽골의 밤은 낮보다 아름다웠다

해가 저물기 시작하자, 초원 위로 붉은 노을이 드리워졌습니다. 황금빛으로 물든 초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사진으로는 그 감동을 다 담을 수 없을 것 같아, 눈으로, 마음으로 그 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려 노력했습니다. 노을이 사라지고 어둠이 내려앉자, 이번에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어요. 바로 몽골의 밤하늘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봐왔던 밤하늘과는 차원이 달랐습니다. 별이 쏟아진다는 표현이 왜 나왔는지 알겠더라고요. 마치 검은 벨벳 천에 다이아몬드를 뿌려놓은 듯, 은하수가 선명하게 보였어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황홀한 빛을 뿜어냈고,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우주 속 작은 존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도시의 불빛 때문에 밤하늘을 제대로 볼 수 없었던 것이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새삼 깨달았죠. 몽골에서는 진정한 밤하늘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쏟아질 듯한 별들을 보며, 평소에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게르 안으로 돌아와서는 주인 아주머니께서 정성껏 준비해주신 몽골 전통 음식을 맛보았습니다. 양고기를 푹 삶은 음식과 빵, 그리고 톡 쏘는 맛의 몽골 전통주 ‘아라크’까지.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뜨거운 난로 앞에서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아 함께 먹으니 어느새 익숙해지고 맛있게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아라크는 도수가 꽤 높았지만, 함께 간 일행들과 건배하며 웃고 떠들다 보니 금세 분위기가 무르익었습니다. 낯선 곳에서의 첫날 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 따뜻한 게르 안에서 맛있는 음식과 함께한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 같아요.

몽골의 매력, 앞으로 더 기대된다

몽골에서의 첫날은 마치 꿈을 꾸는 듯했습니다. 광활한 초원, 쏟아질 듯한 별, 그리고 따뜻한 사람들까지. 모든 것이 새롭고 경이로웠어요. 며칠 더 남은 몽골 여행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감동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몽골은 분명 다시 찾고 싶은 나라가 될 것 같아요.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몽골의 숨겨진 매력을 더 깊이 탐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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